- 폭스바겐 골프 GT Sport TDI 시승기 -
내게 좀 미안했던지 올해는 4년 전부터 혼자 제천으로 내려와 노후에 우리 두사람 살아갈 집을 짓고 터를 잡아가는 내가
기특하다며(?) 10년 된 제차를 바꿔준다데요.
그래서 BMW X5, 아우디 Q7을 마음에 두고 둘 다 시승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것을 택하더라도 후회는 없을 것 같아 둘 중에서 아내 마음에 드는 차로 택해서 사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내는 나중에 제천으로 살림을 합치면 둘이 타고다닐텐데 시골에서 너무 눈에 띄는 차는 싫다고 담박 칼질을 하기에
한달을 넘게 인테넷을 뒤지다 폭스바겐 그리고 볼보와 푸조에 눈이 갔어요.
그러나 주관적으로 푸조는 50살 넘은 우리에게 디자인이 부담스러웠고 볼보 올 뉴 S80은 고속도로를 초고속으로 주행시 코너링에서
운전실력이 별로인 제게는 안정감이 부족해 제외를 시켰습니다.
마지막 폭스바겐에 대해 좀 더 정보를 얻기 위해 네이버 폭스바겐 TDI 동호회에 가입을 하여 알찬 정보를 알아가면서 찍어둔
파사트 바리안트 Sport를 시승해 보려고 했으나 시승차가 없어 전전긍긍하던 중, 동회회회원 여러분이 폭스바겐 차종은 다 몰고
우리집으로 쳐들어(?)오셔서 폭스바겐 각 차종을 통털어 모두 시승할 기회를 주시더군요.
여기서 일이 실타래꼬이듯 제대로 꼬였습니다.
사실 그러기 전에 나나 집사람에게는 폭스바겐은 그냥 방개차(비틀)가 나오는 회사다,는 정도였지요.
왕창 몰려온 회원님들 차 중에서 차가 작고 이쁘다며 심심파적으로 골프를 시승해본 아내는 진달래꽃잎이 깔린 눈빛이 되어
당장 1년도 안된 윈스톰을 안타겠다는 겁니다.
무조건 골프로 사달래요.
그리고 그날밤 간을 녹이는 아양에 홀딱 넘어가
내차는 내년에 나올 폭스바겐 티구안 170마력으로 사기로 하고
청주 TJ 모터스 조보열 과장에게 아내의 골프부터 샀습니다.
조과장은 한시라도 빨리 보여준답시고 번호판도 안달아 싣고 왔어요.
그날 밤 12시 넘어서 그 먼길을 다시 오가며 달아준 번호판입니다.
물론 1968년식 코로나로 꼭두새벽에 아무도 없는 시골읍내를 휘돌아 다닐 때 만큼은 아니였지만
그때부터 새로운 자동차로 수없이 바꾸어 타봤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습니다.
길이 들어갈 수록 좋아지는 성능과 커져가는 자동차에 대한 사랑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몰라도
지금 이 성능과 몸에 착 달라붙는 착좌감 그리고 차돌맹이 같은 단단함이 계속 유지되어줄 것만 짐심으로 빌어지고
티구안을 포기하고 내차도 골프로 사고 싶습니다.
아내는 차가 좋아질 수록 미안한 마음이 커져가는지 주말엔 가능하면 내가 운전을 하도록 배려를 하지만
어쩌다 운전대가 아내에게로 넘어가면 옆에서 보는 아내의 얼굴이 미워진다면 여러분은 믿겠어요?
지금까지 타온 자동차들이 올라탄 주인이야 불안하고 어쩌다 떨어지건 말건 마구 내닿는 길들이지 않은 야생마라면
골프는 물동이 머리에 이고 나를 안고가는 엄마품 속처럼 신묘하게도 중심도 잘잡고 포근하기 짝이 없으면서도 마치 내가
카레이싱 선수라도 된 것처럼 골프의 초고속도 218킬로를 쉽게 넘겨도 연비나 불안감 없이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기가 막힌 자동차 입니다.
한번 주유로 서울서 제천을 두번 오가고도 남는 경이로운 연비는 정말 골프를 아끼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요.
어제 음성에 갔다가 풍기온천에 들러 온천욕 즐기고 나올 때 후진하자고 할 즈음 백밀러가 저절로 아래로 숙여져
후진을 돕는 기대하지도 않았던 기능을 우연히 발견하고 아내와 저는 좀 모자라는 사람들처럼 히히닥거리며 참으로
행복해 했습니다.
골프 보다 비싼 웬만한 자동차는 흉내도 못낼 속이 후련하게 쫙쫙 빠지는 달리기와 든든한 부레이크 만도 대만족한데 말입니다.
전문가들이 이차의 뭐는 어떻고 저차의 뭐는 이렇다는류의 전문지식은 제게 없습니다.
하지만 이 차가 어떤 느낌을 주느냐는 알거든요.
날이 갈수록 그 진가를 보여주는 골프는 이제 우리 가족입니다.
코딱지 만한 자동차(그러나 결코 속은 좁지않은 자동차)를 가지고 이렇게 달뜨보기는 첨이네요.
골프를 사게해준 클럽회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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